이지훈이 강동원이 된 사연, ‘하이킥’
<하이킥> 95화에서 정음은 자신의 데이트 상대를 알아내려고 하는 자옥과 숨막히는 추격전(?)을 펼쳤다. 시작은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식탁에서 광수-인나 커플과 이지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에서였다. 정음은 의사남친이 가져다준 비타민제를 자랑했고, 빈대 광수는 예의 몇 개만 달라고 사정한다. 허나 지훈이 준 선물을 정음이 나눌리는 만무. 그렇게 옥신각신하는데 자옥여사가 등장한다.
눈치빠른 자옥은 이전부터 궁금하게 여기던 정음의 데이트 상대에 대해 묻지만,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이 외면하고 각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허나 사랑과 방귀는 숨길 수 없는 법. 지훈이 자신의 뺨에 묻은 팥을 띠라고 알려준 손짓을 ‘뽀뽀해줘잉~’라는 사인으로 받아들인 정음은 쪽하고 뽀뽀를 해준다. 이에 기분 좋아진 지훈은 ‘팥 묻은 거 말한 건데’ 그러면서 자신의 입술을 가리키며 뽀뽀를 해달라고 한다. 근데 하필 그런 로맨틱한 순간(?)에 자옥이 등장하고 어쩔 수 없이 정음은 손에 들고 있던 검은 봉지를 지훈의 머리에 씌워 돌려보낸다.
두 번째는 커피숍에서 데이트 중이던 상황에서 딱 걸러버린 것이다. 정음은 너무 창졸간의 일이라 어떻게 대응할지 난감해하는데, 다행히 병원에서 받은 황금가면으로 대충 마무리를 짓는다. 자꾸만 지훈의 정체를 캐는 자옥에게 정음은 ‘강동원’이라고 속이고, 신난 자옥은 사인을 받아간다.
정음과 지훈의 데이트 행각이 날이 갈수록 불안해져가는 이유는 정음이 일단 지훈네집에서 하는 과외탓이다. 현재 과외외엔 별다른 수입원이 없는 그녀의 상황에서 ‘서운대 출신’이란 사실이 알려지면, 잘릴 수 밖에 없다. 그뿐인가? 그동안 본의아니게 속인 것까지 알려져 무슨 타박을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훈과 사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당장 집안에서 반대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지훈이 누군가? 누구나 탐내는 의사사위다! 게다가 서울대 의대 출신에 뛰어난 실력으로 앞날이 창창한 인물이다. 또한 곧 순재와 결혼이 확실한 자옥 역시 둘의 사이를 반대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자식과도 같은 지훈을 그동안 쭈욱 보아온 정음에게 절대 내줄 수 없다고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즉, <하이킥>에서 정음이 지훈의 정체를 숨기는 노력은 다소 우스꽝스럽게 보이긴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심각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서운대 출신이란 사실을 속인 것은 너무나 오래된 일이라 지금 밝혀지면 돌이킬 수 없고, 어려운 고비고비를 지나 키워온 지훈과의 사랑도 언제 깨질지 알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인 것이다.
따지고보면 지훈과 정음의 사랑은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아니, ‘이몽령과 성춘향’이다. 즉 정음은 어떤 면에선 사랑해선 안될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정음의 집안이 그동안 그려지지 않아서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정음이 다소 어렵게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사정을 들여다보면 집안이 화려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에 비해 지훈네 집안은 중소기업을 꾸려나갈 정도로 나름 상류층에 속한다. 대한민국 부자들은 서로 집안과 경제력을 따져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첫째인 현경이 어리버리한 보석과 결혼해서 마음에 안드는 순재의 입장에선 더더군다나 명가집 규수를 며느리로 맞이하고 싶은 욕심이 클 것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순재라면 자옥과의 로맨스는 생각하지 않고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언젠가 정음과 지훈의 사이는 밝혀질 수 밖에 없다.
그럴 경우 두 사람은 집안의 반대에 부딪쳐 원치 않는 이별을 해야될 상황에 이를 지도 모른다. 게다가 하숙집 주인인 자옥은 그녀를 내쫓을 수도 있다. 이런저런 사정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정음의 사정이 딱해진다. 그녀는 사랑하는 지훈과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답답하다...





